[바뀐 풍경]

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아지고 서로를 조금씩 경계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전염병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두려움을 갖게 한다. 주일 예배는 설교보다 손소독제와 마스크에 더 신경을 쓰게 한다. 사무실에서 신청한 손소독제가 토요일까지 출고조차 되지 않아 애를 태웠다. 토요일 밤에도 교역자들이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겨우 구했다.

어린 아이들은 마스크를 씌워 예배를 드리기로 했고, 장년 예배 때에는 악수를 하지 않고, 마스크 쓰는 일을 허용했다. 성도들을 맞이하는 새가족부는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했다. 예배 자리에는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였다. 평소보다 30명 정도 인원이 줄었다. 예배 후 악수를 하지 않고 인사만 하려니 어색하다. 나를 보호하는 일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색한 주일이 지난 월요일 아침. 진행하고 있는 대심방과 2월에 잡힌 교회 일정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사실 교회에서 사람들과 제일 많이 접촉을 하는 사람이 목사인데, 목사가 심방한다고 집으로 방문하는 일이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로님들과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심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못하셨다. 결국은 내가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 종일 고심하고 여러 분들과 의견을 주고받은 끝에 결국 밤에 현재 40% 진행된 대심방을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당분간은 많은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산본에 있는 내과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도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어린이집도 휴원을 했고, 안양시의 공공기관은 당분간 문을 닫는다. 아이들은 방학인데 집에만 있어야 한다. 동양인 혐오가 심해진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프랑스에 사는 남동생과 통화를 했다. 되도록 집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에 중국에 있는 학생들과 숨어서 말씀을 나누었는데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그 얼굴들이 떠오른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나가는 중국인들을 생각할 때 안타까움이 몰려온다. 그들을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는 선교사님과 통화를 하면서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함께 예배드리고 손을 잡으며 방문하고 여행하고 일정을 소화했던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이 무척 소중했다는 사실을 바이러스가 알려준다.

2020. 2.9 목동생각(324)